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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2026-07-12지난 호 보기

정신의 벼랑에서 태어난 걸작

고흐와 뭉크, 마음의 끝에서 본 세계

이어지는 이야기 2편읽는 시간 약 4분

별이 빛나는 밤
이야기 시작

어떤 그림은 마음이 무너지려는 자리에서 태어난다. 사람들은 흔히 그것을 광기의 증거라고 부른다. 하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반 고흐와 뭉크는 정신의 벼랑 끝에 서 있었지만, 그 벼랑에서 뛰어내린 것이 아니라 거기 서서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본 것을 그렸다.

01

정신병원 창밖의 별

1889년 6월, 반 고흐는 프랑스 남부 생레미의 생폴 드 모졸 정신병원에 있었다. 정신질환의 고통을 덜기 위해 스스로 들어간 곳이었고, 그는 그곳에서 열두 달을 보냈다. 환자가 마흔한 명뿐인 작은 병원이었다. 의료진은 그림이 그의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지 일찍 알아차렸고, 그에게 작업할 공간과 얼마간의 자유를 주었다.

어느 날 그는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썼다. '오늘 아침, 해가 뜨기 훨씬 전에 창밖으로 시골 풍경을 보았다. 아주 크게 보이는 샛별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위층 병실 창밖으로 보이던 그 풍경이 이 그림의 씨앗이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밤을 그린 이 그림이 정작 밤에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둠 속에서는 그릴 수 없어, 그는 낮에 아래층 화실에서 기억을 더듬어 밤하늘을 완성했다. 언덕 아래 잠든 마을은 창밖에 실제로는 없던 것이었고, 왼쪽의 사이프러스는 실제보다 훨씬 가깝게 당겨 그린 것이었다. 눈으로 본 것과 기억한 것과 상상한 것이 한 화폭 위에서 뒤섞였다. 불꽃처럼 하늘 끝까지 솟아오른 사이프러스는 땅과 하늘을 잇는 다리처럼 서 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삶과 죽음 사이의 다리로 읽는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잊는 사실이 하나 있다. 이 그림은 광기의 증거로 자주 이야기되지만, 실상은 그 반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병원에 있는 동안 반 고흐는 대부분의 시간 명료하고 이성적이었다. 네 개의 언어를 구사했고, 색채 이론을 강박적으로 파고들었으며, 체류 기간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시간을 그림에 썼다. 그렇게 백오십 점이 넘는 그림을 남겼다. 그는 병 때문에 그린 것이 아니라, 병에도 불구하고 그렸다. 그림은 무너지려는 그에게 구조와 목적과 의미를 주었다.

그는 병 때문에 그린 것이 아니라, 병에도 불구하고 그렸다.
영상 해설 · James Payne · Great Art Explained (YouTube)

소장 뉴욕 현대미술관(MoMA)작품 자세히 보기 →이 이야기를 들려준 큐레이터 · Dr. Noelle Paulson · Smarthistory / James Payne · Great Art Explained (YouTube)

02

핏빛 하늘 아래에서 들은 것

절규
절규 · 에드바르 뭉크

뭉크는 1892년 1월의 어느 날을 일기에 적어 두었다. '두 친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문득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자연을 관통하는 거대하고 끝없는 절규를 느꼈다.' 오슬로의 에케베르그 언덕에서였다.

'절규'는 그 순간에서 태어났다. 소용돌이치는 푸른 풍경과 불타는 주황빛 하늘은, 눈으로 본 노을이라기보다 그가 몸으로 느낀 무언가에 가깝다. 그림 한가운데의 인물은 얼굴이라기보다 하나의 형상이다. 해골 같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얼굴. 크게 벌어진 눈과 콧구멍, 그리고 타원형으로 벌어진 입. 이 형상은 이제 불안이라는 감정 그 자체의 얼굴처럼, 톨레도에서 팀북투까지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되어 있다.

그림 왼쪽 위 구석에는 연필로 적힌 희미한 문장이 하나 있다. '미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다!' 누가 썼는지는 오래 논쟁거리였지만, 뭉크 자신이 적었으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고백이었을까, 아니면 조용한 반박이었을까. 어느 쪽이든 그 한 줄은 그림 앞에 선 우리를 오래 붙든다.

자연을 관통하는 거대하고 끝없는 절규를 느꼈다.

소장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작품 자세히 보기 →이 이야기를 들려준 큐레이터 · Smarthistory (미술사학자 해설) · Smarthistory / Nasjonalmuseet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소장품 해설) · National Museum of Norway (Nasjonalmuseet)

맺음말
두 사람은 마음의 가장 위태로운 자리에서 그림을 그렸다.그러나 그림은 그들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을 붙들어 준 쪽에 가까웠다.우리가 '광기가 낳은 걸작'이라고 부를 때, 정작 그림이 하고 있던 일은 그 반대였는지도 모른다.벼랑 끝에서 뛰어내리지 않도록,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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