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매주 하나의 미술사 이야기인스타그램KOEN
Vol. 32026-07-16지난 호 보기

금값이 된 얼굴

클림트의 황금, 나치의 약탈, 그리고 경매장의 기록

이어지는 이야기 3편읽는 시간 약 5분

키스
이야기 시작

구스타프 클림트는 여인의 얼굴을 금으로 그렸다. 진짜 금박을 입힌 그 초상들은 백 년이 지나도록 사람들을 사로잡았지만, 그 금빛 뒤에는 물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누군가는 그 얼굴을 훔쳐 갔고, 누군가는 그림에서 여인의 이름을 지웠으며,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 얼굴들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되어 다시 경매장으로 돌아왔다. 금값이 된 얼굴들의 이야기다.

01

여덟 종류의 금

클림트는 금세공사의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손끝에서 본 귀금속에 그는 평생 매료되어 있었고, 1903년 이탈리아 라벤나에서 6세기 비잔틴 모자이크를 보고 나서 그 매혹은 방향을 얻었다. 산 비탈레 성당의 벽에서 반짝이던 황금은 몇 해 뒤 그의 캔버스 위로 옮겨왔다.

'키스'는 그렇게 태어났다. 누구의 주문도 없이, 그의 황금기 절정에서. 그는 이 한 작품에만 여덟 종류의 금을 썼다. 캔버스 전체를 금박으로 덮고, 어두운 물감으로 덧칠하고, 다시 금 조각을 뿌렸다. 진짜 금박과 은박과 백금박이 화면 위에서 층을 이루었다.

정작 이 그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대비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살과, 이차원의 추상적인 황금 장식. 연인의 두 몸은 오직 옷의 무늬로만 구별되고, 나머지는 모두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황금빛 우주 속에 떠 있다. 미술사학자들은 여기서 비잔틴 이콘의 영원함을 읽는다 — 클림트가 만든 하나의 '현대의 이콘'을.

한때 그의 그림은 포르노그래피이자 타락으로 불렸다. 그러나 '키스'는 빈에서 전시되자마자 오스트리아 정부가 사들였고, 제단화의 광채를 지닌 채 탈종교 시대의 성상이 되었다.

제단화의 광채를 지닌 '키스'는 탈종교 시대의 이콘이 되었다.
영상 해설 · James Payne · Great Art Explained (YouTube)

소장 벨베데레 미술관 · 전시 일정 →작품 자세히 보기 →이 이야기를 들려준 큐레이터 · Belvedere (오스트리아 갤러리 벨베데레 소장품 해설) · 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 Wien / Beth Harris · Steven Zucker · Smarthistory / James Payne · Great Art Explained (YouTube)

02

이름을 빼앗긴 초상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초상 I (우먼 인 골드)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초상 I (우먼 인 골드) ·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는 클림트가 전신 초상으로 두 번이나 그린 유일한 인물이었다. 1907년의 첫 초상, 훗날 '우먼 인 골드'라 불리게 될 그림에서 그는 라벤나에서 본 테오도라 황후의 광휘를 여인의 몸에 둘렀다. 황금빛 후광이 얼굴을 감싸고, 그를 감싼 망토에는 이니셜 'AB'가 저부조로 박혀 있다. '황금 양식'의 최고작으로 불리는 그림이다.

그 화려함 뒤에는 어두운 내력이 있다. 아델레가 목에 두른 다이아몬드 초커는 남편 페르디난트가 준 결혼 선물이었는데, 1938년 나치가 블로흐-바우어 컬렉션을 압수했을 때 그 목걸이는 나치 지도자 헤르만 괴링의 손에 넘어갔다. 초상 자체도 나치가 그 가문에서 빼앗은 클림트 다섯 점 중 하나였다.

나치는 이 그림의 이름마저 지웠다. 아델레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감추려고, 빈에서 오래도록 그림을 '금빛 배경의 여인'이라 불렀다. 얼굴은 남았지만 이름은 사라진 초상이었다.

그 이름이 돌아오기까지 반세기가 넘게 걸렸다. 생존한 상속인 마리아 알트만은 수십 년간 반환 소송을 벌였고, 2004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다고 판결했고, 2006년 오스트리아 중재 판정을 거쳐 그림은 마침내 상속인에게 돌아갔다. 같은 해 로널드 로더가 이를 사들여 뉴욕 노이에 갤러리에 걸었고, 지금도 사람들은 그 '아주 특별한 여인' 하나를 보러 그곳을 찾는다.

나치는 그의 유대인 정체를 감추려 그림을 '금빛 배경의 여인'이라 불렀다.
영상 해설 · James Payne · Great Art Explained (YouTube)

소장 노이에 갤러리 뉴욕작품 자세히 보기 →이 이야기를 들려준 큐레이터 · Neue Galerie (노이에 갤러리 큐레이터 해설 · 소장처) — Janis Staggs 큐레이팅 · Neue Galerie New York / James Payne · Great Art Explained (YouTube)

03

불을 피해 살아남은 얼굴

엘리자베트 레더러 초상
엘리자베트 레더러 초상 · 구스타프 클림트

2025년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클림트의 또 다른 초상이 2억 364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근현대 미술 사상 가장 비싼 얼굴이 된 그림, '엘리자베트 레더러 초상'이다.

엘리자베트는 클림트의 가장 중요한 후원자였던 레더러 부부의 딸이었다. 1914년, 클림트가 예술적 명성의 절정에 있을 때 부부는 딸의 초상을 주문했고, 화가는 스무 살 남짓의 그를 정면 중앙에 세웠다. 클림트가 흔히 그린 아득하고 몽롱한 여인들과 달리, 엘리자베트는 차분하고 자기 확신에 찬 시선을 정면으로 던진다. 그를 감싼 것은 용 문양의 예복이다 — 당시 클림트를 사로잡고 있던 중국 미술에 대한 매혹이 옷의 무늬로 드러난 것이다.

이 얼굴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우연에 가깝다. 2차 대전 중 이 초상도 나치에 몰수되었다. 함께 압수되어 옮겨졌던 레더러 가문의 다른 클림트 그림들은 종전 직전 후퇴하던 부대의 방화로 모두 불에 탔다. 이 캔버스만이 그 운명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1948년 그림은 제네바의 상속인에게 돌아왔고, 이후 40년 가까이 레너드 로더의 컬렉션에 걸렸다. 공교롭게도 클림트가 몇 해 앞서 그린 그의 어머니 제레나 레더러의 초상에서 1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딸과 어머니의 얼굴이 한 도시 안에서 그렇게 가까이 걸려 있었다.

함께 압수된 그림들은 불에 탔지만, 이 얼굴만은 살아남았다.

소장 개인 소장 (2025 소더비 낙찰)작품 자세히 보기 →이 이야기를 들려준 큐레이터 · Sotheby's (소더비 카탈로그 노트 · 학술 프로비넌스 에세이) · Sotheby's New York — Leonard A. Lauder, Collector | Evening Auction, Lot 8

맺음말
세 얼굴은 모두 금으로 그려졌다.그러나 그 금은 물감만이 아니었다.하나는 탈종교 시대의 이콘이 되었고, 하나는 이름을 빼앗겼다가 반세기 만에 되찾았으며, 하나는 불길을 비켜 살아남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얼굴이 되었다.경매장의 숫자를 보며 놀랄 때, 우리는 그 숫자가 실은 무엇의 값인지 가만히 생각하게 된다.황금의 값일까, 아니면 살아남은 이야기의 값일까.

지금 볼 수 있는 전시

매주 하나의 미술사 이야기, 인스타그램에서

전시 소식과 명작 이야기를 릴스와 카드로 먼저 만나보세요.

@culturepick_art 팔로우 →

인스타그램 · 매주 업데이트

이야기를 들려준 큐레이터

이 글의 사실과 해석은 아래 전문가·기관의 공개 자료에 근거합니다. 자세한 해설은 각 원본에서 확인하세요.